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 여태전 상주중 교장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공립 태봉고 신화 주역

정천권 기자

작성 2020.09.05 09:15 수정 2020.09.05 09:15

여태전 교장

(경남=한국드론뉴스닷컴) 정천권 기자 = "우리는 순간순간 찰라찰라를 사랑하며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또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꿈과 희망, 미래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경남 최초의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를 맡아 6년째 고군분투하며 오직 '행복' '행복'이라는 메시지에 치중하며 교육공화국을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는 남해 상주중학교 여태전 교장을 만나서 첫 번째 듣는 말이다.

 

여태전 교장의 바람은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교육의 모든 핵심이 행복이라는 단어에 다 포함돼 있다.

 

자라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면 나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의 부모들이 행복해질 것이고, 또한 한 가정이, 한 마을이, 한 나라가 행복해지는 그런 세상이 올 것이다.

 

거창해 보이지만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진리이자 실천도 쉬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행복보다는 성장과 목표를 추구하며 끝없는 가치관을 요구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끝없는 달음박질을 주문하고 있다.

 

그래서 그 달음박질의 대열에 끼어들지 못하면 낙오자라는 오해와 편견의 시각으로 보거나 인식함으로써 정작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의 가치를 잊은 채 정쟁의 회오리 속에서 교육의 길은 어른들의 표 대결에 따라 수없는 변동과 요동으로 치닫고 있다.

 

행복해야 할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방향으로 끌고 가며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교육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이미 세상이 기울어 가고 있다.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아도 우리 사회엔 또 한 편에서 수없는 노력과 희생으로 우리의 행복을 논하며 묵묵히 그 길을 가고 있는 교육자들이 상당하다는 것 또한 작은 행복으로의 접근이라 말할 수 있다.

 

여태전 교장은 많은 부문에서 '행복한 학교'를 논하고 있는 상당수의 교육자들 중에서도 두 번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열정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43월 제 9대 상주중학교 교장을 맡으며 전국에서 꽤나 이름난 학교로 거듭나게 한 여태전 교장은 경남 창원시의 '공립 태봉고' 신화를 만들어 낸 주인공이다.

 

 

간디학교 교사와 교감을 지낸 여태전 교장은 간디학교를 세웠던 양희규 교장 등 초기 대안학교 선봉장들의 뒤를 이어 꾸준히 공교육의 변화를 개척해온 대안교육 전문가로 널리 평판이 나 있다.

 

이들이 설계한 교육현장의 실천적 정책들이 지금 공교육 교실수업 개선의 롤 모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여 교장의 교육철학은 '행복중심의 평화교육'이다. 단 한 명의 아이도 배움으로부터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중심의 교육보다는 조금 늦고 조금 힘들더라도 함께 나아가는 교육이자 행복 중심의 교육이 돼야 한다는 게 한결같은 교육방침이자 철학인 것이다.

 

일반학교 18년의 경력과 대안학교의 경력 등 평생을 교육 현장에 몸 바쳐 오면서 느끼고 배우고 깨달은 진리가 '모두가 함께하는 세상'이다.

 

어른들만의 세상이 아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어른이 행복한 사회공동체 '공동체 교육마을'을 꿈꾸고 또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 여태전 교장이다.

 

남해를 '행복한 교육공화국'으로 만들겠다

 

그의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은 '공동체 교육마을'이며 이미 '남해금산 교육마을'이라는 이름을 짓고 한걸음 한걸음 진행해 오고 있고 보물섬 남해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교육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뤄가고 있다.

 

마을 공동체의 회복은 또한 도시와 농촌과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며 마을의 공동체가 더 나아가 세계를 구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여태전 교장은 지난날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는 아쉽게도 본질적인 문제를 많이 간과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한다.

 

지난 300년 가까운 근대 교육은 지배층에게 충성하는 관리자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개개인의 행복 증진과 더불어 사는 평화교육으로 나아가지 못한 근대 교육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반성 위에서 새로운 학교, 대안교육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 교장은 압축성장을 위한 교육이다 보니 자연 본질적인 교육의 의미는 사라졌고 획일화된 교육에 가위눌린 아이들이 한 해에 6~7만여 명이 학교 밖으로 나오고 청소년 자살이 매년 300여명에 이르는 교육 참사를 빚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 삶을 분리시키는 낡은 제도를 과감하게 청산하고 입시위주의 교육과 관료주의와 권위주의로 고착된 학교문화 시스템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교육은 곧 '공동체 교육마을'의 회복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정권에 따라 쥐락펴락하는 교육 정책으로 우리의 미래교육과 자녀들이 상처를 입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0년이 아닌 1000년을 내다봐야할 한 국가의 교육정책이 5년마다 바뀌는 정권으로 정책의 일관성이 없을 뿐 아니라 최소한 20년간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갈 수 있는 교육정책이라야 한다고 조언하며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교육정책 20년의 약속'이 필요할 뿐 아니라 교육 분야만큼은 정쟁과 무관한 사회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그는 참 교육의 한 사례로 덴마크를 꼽았다. 오늘날 덴마크가 행복한 나라로 손꼽히는 이유는 150년 전부터 뿌린 '행복의 씨앗' 덕분이라며 그룬트비라는 탁월한 지도자로 인해 '농민학교(자유학교, 평민대학)'가 설립되면서 작은 역사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룬트비는 '깨어있는 농민이 사회를 바꾼다'는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깨어있는 시민'을 길러내는 '위대한 평민 교육'에서 잠자던 농민과 노동자들의 가슴을 흔들어 깨운 결과, 오늘날 튼튼한 교육의 뿌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여태전 교장은 우리의 교육도 유치원에서부터 초···대학에서 배움이 삶터로 그대로 연결돼야하며 말 그대로 교육과 삶이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고 불을 지폈다.

 

여 교장의 이런 주장은 경남 남해에서 추진되고 있는 현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2014년 처음 남해 상주 중학교에 부임해 20152월 경남 최초로 대안학교 특성화 중학교로 승인 받고 이듬해 첫 입학생을 받을 때 까지 많은 과정들이 있었겠지만 대안학교를 바라보는 오해와 편견의 시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남해에 온지 6년째가 된 지금 시점에서 보면 남해군 전체 인구는 줄어드는데 비해 상주마을의 인구는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은 상주 중학교에 자녀들을 입학시키기 위한 전입인구가 늘어 난 때문이다.

 

그것뿐만 아니다. 상주 마을은 지난 2018년부터 상주초, 상주중 교사들과 마을주민이 함께 '상주마을교육공동체연구회'를 만들어 매월 독서 모임을 해왔다. 이들은 가을이면 우인강(우리동네 인문학 강의)이라는 강연과 토론의 장을 펼치고 있다. 배움과 성찰을 화두로 모여서 웃음이 피어나는 동네로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교육의 힘이다.

 

여기다 20191128일에는 상주 동고동락협동조합(이사장 안병주)이 춘천시 강원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공동체 우수사례 발표한마당'에서 경남 대표로 출전해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마을교육공동체를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마을과 학교, 주민을 연결해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데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과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 조성으로 젊은 세대가 유입되는 등 우수사례를 소개해 심사위원에게 호평을 받았다는 점이다.

 

상주중학교를 중심으로 초등학교의 교육이 빛을 발하고 있으며 공동체 마을을 통한 중학교 교육의 결실이 남해 창선면에 '보물섬 고등학교'의 설립으로 연결되며 남해가 행복한 교육공화국으로 바뀌고 있다.

 

민간 위탁형 공립 대안학교인 '남해보물섬고등학교'가 경남도의회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데다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2021년에 신입생을 유치 할 전망이다.

 

'남해보물섬고등학교'의 설립 배경에도 여태전 교장의 전적인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또한 초··고 교육의 산실이 남해에서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태전 교장은 왜곡된 교육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남해대교, 노량대교, 창선대교만 건너면 남해의 그 어떤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품어주는 교육공화국을 만들고 싶다고 외치고 있다. 교육의 본래 목적에 충실한 진정한 교육을 보물섬 남해에서부터 다시 시작해보자는 게 그의 꿈이다. 그래서 그는 전국적으로 강의를 다닐 때마다 비행기 태워 외국으로 교육이민을 보내지 말고 버스 태워 남해로 보내 달라고 홍보한다고 했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여태전 교장은 남해금산 교육마을에 자신의 집을 짓고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은 꿈을 뒤로하고, 지금은 기숙사에서 학생들과 같이 일상을 함께 호흡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와 교육에 관한 그의 철학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사람을 사랑하고 학생들을 사랑하고 교육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과 행동, 실천력이 우리의 미래교육을 더욱 밝게 비춰주고 있다.

 

  kdn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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